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조선 초기의 일입니다.
이성계가 4년여에 걸쳐서 약 18km 구간의 한양 도성을 만들었는데 흙으로 쌓은 곳이 자주 무너졌습니다.
나중에 세종이 돌로 보수했습니다.
그냥 보수한 것이 아니라 돌 벽에 공사한 사람의 출신지와 이름을 쓰게 했습니다.
그렇게 책임 소재를 밝히게 했더니 600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합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사람은 천국에 갑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도매금으로 천국 가면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누가 어떻게 신앙생활을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천국에 왔는지가 다 다릅니다.
죽도록 충성한 사람과 죽기 3초 전에 회심한 사람이 같을 수 없고, 십자가를 위하여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과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같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다른지는 모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외국인 축구 감독은 단연 히딩크입니다만 히딩크 이전에 비쇼베츠라는 러시아 출신 감독이 있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에서 러시아(소련)가 축구 금메달을 땄는데, 당시 감독이 비쇼베츠였습니다.
1996년의 애틀랜타 올림픽을 겨냥해서 위촉했습니다.
그가 한 얘기 중에 “경기는 90분이면 끝난다. 하지만 결과는 영원히 남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낱 축구 경기도 영원히 남습니다.
승패나 점수만 영원히 남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어떤 활약을 했는지, 그 경기 내용도 영원히 남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 전에서 안정환의 골든골을 기억합니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를 할 때 홍명보의 골을 기억합니다.
골만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터치라인 부근에서 피구가 잡은 공을 송종국이 가로채던 장면도 기억합니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차두리가 문전에서 날린 오버헤드 킥도 기억하고, 독일과의 경기에서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이 기가 막히게 막아낸 이천수의 슈팅도 기억합니다.
하물며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얼마나 잘 기억하실까요?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십니다.
사람 눈에는 외모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외모가 동일하면 같은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시험을 보면 평소 자기 실력보다 못 치러서 울상인 학생도 있고, 평소 자기 실력보다 잘 치러서 좋아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시험 결과가 유일한 평가 기준입니다.
평소보다 잘 치렀느냐 못 치렀느냐,
시험 준비에 어느 만큼 성실했느냐,
모르는 문제를 찍어서 맞힌 것이 몇 문항이냐 등등은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평가하시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하나님은 겉으로 나타난 점수만 보시지 않고 그 점수에 이른 과정까지 다 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것을 하고, 어떤 것을 하지 않았는지만 보시지 않습니다.
어떤 것을 했으면 왜 했는지, 안 했으면 왜 안 했는지를 다 보십니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결산할 준비를 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by 강학종 목사

(하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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