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이 배추만도 못한 놈

배추키우며 깨닫게 된 믿음의 원리

몇 년전 김장배추값이 2천원이 훌쩍 넘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다음해부터 도움이 될까하여 텃밭에 배추를 심었습니다. 지금은 은퇴이후 걱정하지 않을정도로 잘 키워냅니다. 비료나 농약을 최소한으로주고 이엠주며 막걸리 치고 길러냅니다.

배추는 아주 어릴적에 벌레를 잘 잡아주어야 합니다. 우리 어르신들중에는 하얀가루로 알고 있는 디디티 가루약을 치며 길러내지만 맹독성이라 몸에는 않좋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우리는 어릴적에 대가리에도 치고 자라도 잘 자랐는데 하실분 계실줄 압니다.
머리에 이가 생기면 이 잡는다고 농약성분이 가득한 디디티가루를 머리에 바르곤 했지요.

약200포기되는 배추에 벌레를 잡겠다고 매일같이 나가 한 두시간 잡고나면 남이 안시킨짓 하면서 뭔 고생이고 하면서도 김장할 때 도움이되고 이웃간에 나누며 풍성하게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배추속에 아주 여리고 어린 순이 자라는데 그 순에 벌레가 일어 또아리를 틀고 앉아 갉아먹습니다. 초반기에 벌레를 제거하지 않으면 그냥 주저않게됩니다. 그래서 벌레를 잡다보니 깨달음이 있습니다.


성도들의 믿음에도 사탄이 뿌려놓은 죄악의 씨앗들이 자라면서 영의 깊은곳에서 근본적으로 갉아먹는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벌레들이 자리잡은 잎사귀에는 표시가 납니다. 뭔가 시들해보이기도 하고, 잎이 안으로 파고들며 오글오글해집니다. 나 아파요 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를 보고 주인이 조심스레 그 잎사귀를 들춰보면 벌레가 들어있습니다. 미처 잡지 못한 벌레들이 자라 거의 번데기 수준까지 자란것도 있는데 그것을 잡아내면 홈런친 야구선수인양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배추가 자라는 과정을 보며 배추들은 하루차이만 나도 크기가 눈에 띄게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초가을 햇살에 하루차이만 나도 크기가 다른배추들을 보면서 나이 한두살 더 먹은 사람들에게도 예의를 갖추어야 하겠다는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타지에 나와서 사귀는 사람들은 몇 년은 그냥 친구삼아 지내기도 하는데 하면서도 배추도 예를 아는데 사람이 예의를 모르면 안되지 하는 깨달음을 한것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예의가 가장 없는 부류가 목회자들이라고 말을 합니다.


안수만 받으면 지나내나 같은 목사라는 생각에 그냥 대충 넘어가며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이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저는 ‘에라이~ 배추만도 못한놈’ 하면서 생각을 합니다.


장로님들 세계나 권사님들도 비슷하지 않는가 봅니다. 교회에서 중직자로 임직을 받으면 그날부터 선배도 없고 어른도 없이 지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럴 때 ‘에라~ 배추만도 못한놈’ 하며 생각을 하시고 웃으시기 바랍니다.


또 한가지 생각은 배추는 먼저 자란 겉잎이 속에 있는 여린잎들을 감싸안아주며 보호하며 자라는것입니다. 맨가에 있는 겉잎사귀들은 속살 배추들을 보호하다가 나중에는 시들해지며 뽑을 때는 주인이 인정사정없이 뜯어내 버려도 항의한마디 하지 않습니다.


교회도 중직자들이 바로 겉잎과 같은 역할을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자기는 나중에 신앙생활을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기도하고 섬기고 헌신하다가 이름없이 빛도 없이 사명감당하다가 때가되면 사그러 들지라도 감사하며 나를 통해 우리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 가고 하나님 사명을 잘 감당하면 족하다는 생각을 해야합니다.

겉잎사귀가 자기만 자라겠다고 자리를 잡은 배추들은 속이 꽉차지 못하고 병이듭니다. 우리는 작은 일에 감사하면서 자기사명 잘 감당하는 배추에게서 영적인 깨달음을 배우게됩니다.

by 김성칠 목사(칠포교회)

김성칠 목사님은 장로회신학교를 졸업하였고, 경북 칠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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