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대와 이스라엘군대
현재 한국사회는 윤일병 사건 이후 군대내의 병영문제로 혼란스럽다. 특히 군입대를 앞둔 아들을 둔 부모는 더욱 불안하다. 이 와중에 강한군대를 유지하면서도 병영생활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주목받고 있다. 강한 군대의 조건이 강한 군기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군작전중에는 엄격한 명령체계가 유지되면서도, 평상시에는 선임과 후임병, 장교와 사병간의 자유로운 병영생활이 가능할까? 이스라엘은 가능하다.
훈련병 퇴소식을 가보았다. 훈련소장이 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병퇴소식을 하고있었다. 곧 자대배치 받는다. 훈시를 끝낸 훈련소장이 일일이 훈련병들을 돌며 악수를 하고 격려를 한다. 훈련병들은 열중쉬어를 했지만 편안한 자세다. 왼쪽발을 앞으로 내고 약깐 짝발로 서있다. 훈련소장이 6주간 훈련에 수고했다며 어깨를 두드린다. 훈련병이 소장님 그래도 참을 만 했습니다 하면서 훈련소장의 어깨를 툭친다.
자대배치를 받은 사병들은 전투시에는 반드시 서로간의 계급을 부르고 이름을 부른다. 명령 지휘권자와 명령을 하달받은 사병이 누군인가를 밝히며 상호 명령계통을 확인하며 소통한다. 그러나 작전과 훈련이 끝나면 계급호칭은 없다. 바로 이름을 부른다. 상급자는 하급자의 자상한 선배로 대화로 시작되고 어려움을 묻고 상담하는 친구처럼 된다.
사병은 선임사병이나 장교에게 서슴없이 질문하고 답변한다. 이것은 모두에게 적용된다.
국방장관이나 군통수권자인 수상이 현장순방을 해도 마찬가지다. 질문에는 예외가 없다. 그 질문을 감히 사병이…라는 느낌이 없다.
수년전 한국의 대통령이 평검사와의 대화가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전례없는 일로 기록되었지만 이스라엘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다시말해 폼잡는 장면이 거이 없다. 며칠 전 이스라엘군대의 소위 엘리트부대인 8200부대소속 43명이 비인간적인 명령에 불복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상관에게 쪼인트도 당하지 않았고 바로 군법회의에 회부되지 않았다.
한국은 현재 윤일병사건의 재판이 다시 시작되면서 군병영문화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대부분이 폭로수준이다. 경악할 수준이지만 군대생활을 했던 우리 모두는 터질게 터졌다는 끄떡임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모두 피해자였거나 지켜본자였거나 가해쟈였거나 셋중에 하나다.
자 이스라엘의 다양한 군관계자나 담당자들에게 묻는다.
“강한군대를 유지하면서도 행복한 병영생활의 비결이 어디에 있는가?
어떤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가?”
이들의 공통적인 답변 중에 하나가 문화란다. 군대내의 시스템만의 효율성 때문이 아니라 이미 군에 입대하기 전이나 후에 형성된 이스라엘의 문화란다. 이스라엘 군대의 상황은 이스라엘 사회의 전반적인 문화의 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군대의 문제는 군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문화의 일부가 군에서 나타났을 뿐이다. 이런 문제는 직장내의 문화에도 있고, 공무원 사회내에서도 존재하고 있고, 교육계에도 있는 사회구석구석에 만연된 우리 문화이다. 한국군대문제는 우리사회문화의 고질적인 것이 군대 내에서 보다 자극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이 잘못된 군대 문화가 우리 사회를 이렇게 잠식해왔는지.. 우리사회가 품고 있는 이 야만적인 문화, 이제 모두가 함께 자성해봐야 될 문제다.
이강근 목사는 장신대를 나와 이스라엘 히브리대에서 정칙학 박사과정을 공부하였다, 재이스라엘한인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유대학연구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