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 23:10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 의 숨겨진 진실

욥기 23:10, 신앙고백이 아닙니다

가끔 ‘나도 유명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성경 구절을 잘못 인용하는 것을 볼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예가 욥기 23장 10절입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을 욥의 신앙고백으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욥기 23장의 문맥을 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이 장은 “내가 오늘도 혹독히 원망하니 받는 재앙이 탄식보다 중함이니라”는 절로 시작합니다.

신앙을 고백할 상황이 아닙니다.

실제로 욥기 23:10을 가사로 삼은 복음성가도 있는데, 저희 교회에서는 이 곡을 금지곡으로 지정해 두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하나님께 푸념하는 욥의 말이기 때문입니다.

욥은 고난 가운데 괴로워합니다.

“왜 나에게 이런 고난이 닥쳐야 하는가?”

하나님께 따져 묻고 싶지만, 하나님을 만날 수 없어 더욱 답답해합니다.

그러나 욥은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원하시면 자기의 모든 상황과 마음을 다 아실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푸념을 쏟아냅니다.

“(나는 하나님이 어디 계신지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내가 옮기는 발자국 하나하나를 다 알고 계신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나를 확인하시기만 하면, 나에게 아무런 흠이 없다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으시는지, 정말 답답하다.)”

이 본문을 보며 흔히들 이렇게 해석합니다.

“비록 욥은 고난 중에 있었지만 아는 사실이 있었다. 지금의 고난을 견디면 조만간 자신이 정금같이 변모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것 한 가지는 알았다.

비록 욥은 고난 중에 있었지만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하신다는 믿음만은 잃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성경에 없는 내용입니다.

왜 이런 해석이 나오는가 하면, 문맥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대형교회 목사였다면, 방송에 나가서 꼭 이 말을 하고 싶다고.

사실 수년 전, 《하루 한 말씀》에서 이 이야기를 했고 SNS에도 네 차례나 올렸습니다.

그러던 중, 뜻밖에도 〈내가 매일 기쁘게〉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저에게는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찾아왔고 당연히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성경은 문맥이 있는 책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문맥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로 욥기 23:10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방송에서는 그 부분이 편집되었습니다.

녹화는 약 1시간 5분 정도 했지만, 실제 방송은 41분에 불과했습니다.

1/3 넘게 잘렸고, 욥기 이야기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방송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말할 기회는 사라졌지만,

제 페이스북 친구들만이라도 이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욥기 23:10은 신앙고백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제발 하나님 노릇 좀 제대로 하라”며 욥이 떼쓰고 있는 장면입니다.

by 강학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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