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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무슬림 택시 기사

샤를드골 공항에서 파리까지 택시로 들어왔다. 매번 RER를 타고 다녔는데, 12시간 장거리 비행 후 또 지하철에 시달리고 나면 도착일이 완전히 무너지는 경험을 매번 하고, 과감하게 택시를 탔다.

55유로 택시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마음이 조금 놓이기도 했고.

기사에게 노란조끼 시위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자신의 생계에는 많은 지장이 있지만 (주말 택시 기사 영업에 큰 손실) , 적극 지지하며 심지어 폭력적 방법도 지지한다고 했다. 평화로운 방법으로는 정부가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그는 아프리카가 천연자원이 가장 많은 지역인데 가난한 이유는 권력자들의 부패와 제국주의의 착취가 큰 이유라고 열변을 토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들어가 인류는 늘 악했다고…이 대목에서 내가 그럼 인류가 살 길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인간의 탐욕을 극복할 수 있을까 물었더니 방법이 없단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런 인간을 구원하러 오셨다고 하자, 대뜸 그리스도인이냐 물으며 자신은 무슬림이라고.

그 때부터 서양 기독교 비판을 시작했다. 바티칸의 부패부터…또 한 걸음 더 들어가 기독교의 삼위일체론까지…그래서 내가 열심히 삼위일체론은 무슬림이 생각하듯 삼신론이 아니며…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신앙생활을 물었더니, 라마단 금식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실행하지 않는다고. 특히 이슬람사원에는 가지 않는다고. 이맘의 설교가 너무 시대에 맞지 않고 바보 같은 소리만 하고 지겨워서 들어줄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그러더니 내가 가톨릭이냐 물어서 개신교라 했더니 반색을 했다. 그럼 당신은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겠구나. 그래서 내가 프란체스코 교황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애쓰는 분이라 답했더니, 의외의 반응을 했다. 자신은 무슬림이지만, 그를 사랑한다고. 그 이유는 그가 하는 말은 모조리 참되기 때문이란다. 이런 얘기를 하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 내가 말했다. “우리는 다 하나님의 자녀다. 서로 싸우지 말자.” 그랬더니 흔쾌히 동의하고, 친절하게 짐을 내려 주고 환하게 인사하고 떠났다.
참, 그는 무슬림의 테러 행위는 이슬람 종교 가르침과 거리가 멀며,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빼 놓지 않았다.

정말 바쁜 시간이지만 몇 자 남기는 이유는 설교를 앞둔 목사님들, 설교를 준비하시는 우리 전도사님들 생각이 나서다. 우리의 설교가 지겨워서 교회에 갈 수 없다는 사람은 없을까? 프란체스코 교황이 무슬림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개신교 목회자들, 가톨릭 사제들도 타종교인에게까지 사랑받는, 그리스도의 제자다운 삶을 살고 있을까?

by 손은실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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