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구를 보면, 그 지향이 분명히 보인다. 우리 아이들은 죽었지만 다시는 이 땅에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한 지점에 많은 목소리들이 오롯이 모이고 있다.
재발방지를 위한 첫 걸음은 진상규명이다. 철저한 진상규명 없이 넘어가자는 것은 대한민국을 이런 위험천만의 상태에 그대로 방치하자는 것이다. 수사권 기소권 다 가지고도 거대권력 앞에서 힘을 못쓰는 것이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일진대, 수사권,기소권을 가진 위원회는 진상규명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실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인 보상 등도 유가족들에게는 주요 관심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은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자기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또 비슷한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저렇게 외치고 있는 것이다.
멀쩡히 눈 앞에 보이는 근해에서 아이들이 고스란히 수장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던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위한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상식적 노력도 조직적으로 해내지 못하는 정부라는 조직의 무능함과, 그 무능을 떠 받치고 있는 거대악의 잠재적인 희생자인 우리 아이들, 이 땅의 모든 백성들을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진의가, 그렇게 복잡하지도 않은 주장이 심하게 왜곡되어서 이해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언론의 장난을 빼 놓을 수 없으리라. 세월호 참사 때, 가장 추한 민낯을 드러낸 것이 언론 아니던가? 그런데, 국민들은 또 다시 그 가해자인 언론의 장단에 따라 피해자인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당한 아픔의 피해의식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를 향한 문제의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
세월호 100 일을 맞아 그 시점으로 돌아가 보는 일이 아프지만 유익이 된다면, 그 때 우리가 목도했던, 그리고 이내 그 자취를 감추고 열심히 포장하고 있는 거대악의 실체를 복기해 보는 일이 꼭 포함되어야 한다.
상황은 어렵고, 문제는 복잡하다. 그러나, 목표는 단순하고 선명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by 코이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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