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clean)과 부정(unclean)에 대한 기준은 구약성경 전체에서 매우 중요하고도 깊이 있는 주제입니다. 단순히 위생적, 문화적, 종교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영적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풍부하게 담겨 있습니다.
정결과 부정의 기준이 무엇인가? 성경적 맥락 안에서 찾아보겠습니다.
1. 기본 개념 정리
정결(정한 것, clean)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예배, 제사,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거룩함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부정(부정한 것, unclean)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없는 상태, 또는 거룩에서 분리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드시 ‘죄’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임재에 부적합한 상태로 간주됩니다.
요점: “정결 ↔ 부정”은 단지 위생 개념분만 아니라 예배와 거룩에 적합한가 아닌가의 구별입니다.
2. 정결과 부정을 규정한 대표적 본문
- 레위기 11장 – 동물 중 어떤 것이 정결한지(먹을 수 있는지) 규정
- 신명기 14장 – 유사하게 정결/부정 동물에 대한 규례
- 레위기 12~15장 – 출산, 피부병, 유출병 등 의식적 부정 상태를 다룸
3. 동물의 정결/부정 기준
하나님께서는 특정한 기준에 따라 동물들을 정결과 부정으로 구분하셨습니다. 주된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육상 동물
정결한 짐승: 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하는 것
예: 소, 양, 염소
부정한 짐승: 굽만 갈라졌거나 되새김질만 하는 동물
예: 돼지 (굽은 갈라졌으나 되새김질을 안 함), 토끼(되새김질은 하나 굽이 갈라지지 않음)
물고기
정결한 것: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물고기
예: 참치, 연어
부정한 것: 지느러미나 비늘이 없는 것
예: 장어, 메기
새
정결한 새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지만, 육식성/맹금류는 부정한 동물
예: 독수리, 부엉이 등은 부정
예: 비둘기, 참새 등은 정결
곤충
다리 위로 뛰는 곤충만 정결
예: 메뚜기
나머지 곤충은 부정
4. 그 기준이 왜 생겼을까? (의미와 목적)
1)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기 위해
레위기 11:44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 그러므로 너희는 스스로 몸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하고, …”
정결과 부정의 구분은 단지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구별된 삶을 살라는 상징적 훈련이었습니다.
2) 우상숭배 문화와 구별하기 위해
고대 근동의 이방 민족들은 특정 동물들을 신성시하거나 제물로 사용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우상 문화에서 구별된 백성이 되기를 원하셨기에, 동물 사용에도 기준을 두셨습니다.
3) 예배와 공동체 질서를 지키기 위해
부정한 사람은 성막/성전에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정결한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공동체의 영적 질서와 위생적 질서 모두를 보장했습니다.
4) 거룩함을 훈련하는 일상적 방법
정결/부정의 법은 매일의 삶 속에서 거룩함을 실천하게 만드는 훈련 도구였습니다.
무엇을 먹고, 만지고, 입고, 어디에 가는지를 통해 사람들은 항상 하나님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5. 신약에서의 변화
예수님은 이 정결/부정 규례의 궁극적 성취자이십니다.
마가복음 7:15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고, 사람 안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예수님은 내면의 죄와 악함이 더 중대하다고 말씀하시며, 음식법을 넘어서는 본질을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베드로는 환상 중에 부정한 동물들을 보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사도행전 10:15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이는 이방인도 복음으로 정결하게 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