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무리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부르짖고,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고 내 억울함을 하소연해도 하나님의 답이 없다. 침묵하신다.
심지어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누구라도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나님이 과연 계시는지, 살아계시는 분이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기에 역으로, 하나님의 침묵에 대해 내가 보이는 태도만큼 내 믿음의 실상을 증거하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2.
요셉이 형들에 의해 애굽에 노예로 팔려갔다. 그가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물리친 댓가는 비참했다. 그 일로 감옥에 갇혔다.
그의 고난에 하나님이 침묵하셨다. 개입하지 않으셨다.
성경은 그가 그 같은 고난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기록하지 않는다. 이같은 성경의 증언은 하나님의 침묵에 요셉도 침묵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맞다. 그는 하나님께 억울함을 하소연하지 않았다.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그냥 침묵했다.
그가 꾼 꿈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절로 꿈이 이루어지나?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나?
3.
스데반이 돌에 맞아 죽을 때, 하나님은 침묵하셨다. 그를 구하지 않으셨다. 그냥 그렇게 죽도록 내버려 두셨다.
스데반도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구하지 않았다. 왜 보고만 계시냐고 따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 마지막엔 자신의 영혼을 주님께 맡기고 숨을 거두었다.
왜?
그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이 이루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꿈이 있음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곧 이방선교를 위한 물꼬를 터는 일이었다.
맞다.
하나님의 꿈이 그의 비전이 되었기에 그는 하나님의 침묵에 저항하지 않고 함께 침묵했다.
4.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잘 아는 사람, 결국 모든 것이 합력하여 하나님의 선을 이루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하나님의 침묵 앞에서 절대로 당황하거나 방황하지 않는다. 결코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저항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침묵 앞에 함께 침묵한다.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고백하며!
5.
“내가 주께 부르짖으나 주께서 대답하지 아니하시오며 내가 섰사오나 주께서 나를 돌아보지 아니하시나이다.”(욥30:20)
욥은 하나님의 침묵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과 끝까지 씨름한다. 결국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기에!
“그러나 사람이 넘어질 때에 어찌 손을 펴지 아니하며 재앙을 당할 때에 어찌 도움을 부르짖지 아니하리이까.”(욥30:24)
하나님의 침묵에 침묵으로 맞서든지 아니면, 죽으라고 부르짖든지 하라. 그러면 되지 않겠는가!
(발안반석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