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 제주지방법원 2020고합52
피고인 : 송강호
탄원인 : 송강호의 평화운동을 지지하며 탄원하는 사람들
우리는 전쟁과 폭력에 맞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평화운동을 전개해온 평화운동가 송강호를 지지하는 사람들로서 그가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평화운동가 그리고 평화신학자로서 피고인 송강호가 걸어왔던 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 송강호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하던 중, 세계교회협의회(WCC) 추천을 받아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으로 유학길에 올라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독일에서 지낸 5년간의 학위과정 중 내전으로 비극을 겪은 르완다와 보스니아 전쟁지역을 직접 방문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는 평화를 가르쳐야 할 종교(기독교)가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을 잔혹한 전쟁학살자로 변질시키는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충격 이후 그는 신학자로서의 안정적인 지위를 포기하고 전쟁과 군대로 인해 피해를 당한 이들을 도우면서 그들의 회복을 지원하는 평화운동가로서의 삶을 평생 과업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동티모르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인도네시아 아체 내전의 피해자들, 그리고 지진피해를 당한 아이티와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인 방글레시아 로힝야 난민들을 돕는 일에 온전히 투신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평화운동의 일관된 여정 가운데 심지어 절차의 공정성마저 확보하지 못한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제주 강정마을을 찾게 되었습니다.
한편 우리가 아는 피고인 송강호는 신(神)의 존재를 믿고, 고통 받는 땅을 치유하시는 신(神)의 현존을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는 영성가입니다. 그는 신학자이자 영성가로서 분쟁지역의 그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신의 전격적인 개입을 구하는 기도를 결코 멈추지 않았고,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피고인 송강호는 지난 2020년 3월 7일, 강정사람들의 안식처이자 송강호가 기도 드렸던 구럼비가 발파된 지 8주년을 맞아 아직 해군기지내에 남아있는 구럼비 바위를 찾아 그곳에서 잠시나마 기도를 드리기 원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 송강호는 군용시설 손괴로 고소되어 지난 2020년 3월 30일 법정구속 되었고, 1심에서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현재 제주교도소에 수감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가혹한 판결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피고 송강호는 그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거나 군에 특정한 위해를 가하고자 함이 아니었습니다. 어찌보면 순진하고 무모하다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바로 그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함과 무모함이 전쟁과 군대가 태생적으로 내포한 폭력을 마침내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일관되게 행동해왔던 평화의 신념가이고 종교인입니다. 2심에서는 이 신실한 평화활동가와 신학자의 진정어린 평화활동을 고려한 판결을 통해 평화의 가치와 그 평화를 위한 활동이 얼마나 고귀하고 존엄한 것인지를 우리 사회와 자라나는 다음세대에게 가르쳐 주시길 간절히 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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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에서 평화활동 중인 송강호박사(개척자들)가 제주해군기지 손괴 죄로 구속되어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제주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에 있기에, 지금까지 분쟁 지역에서 일관되게 투신해 온 송강호박사의 일관된 평화활동에 대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려고 합니다. 많은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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