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기독교 영화 붐이 일고 있는 할리우드 왜?

기독교적인 주제를 다룬 종교 영화가 미국 극장가에서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작은 물론 저예산 영화, 극장판으로 편집된 TV시리즈까지 흥행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개봉 편수도 전례없이 많다. 또한 올 하반기까지도 줄줄이 개봉이 예정돼 있다. 이를 두고 할리우드가 ‘신의 영토’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체 인구 3억 1600만여명 중 개신교 인구는 최소 1억 6000만명에서 최대 1억9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한 리서치에 따르면 연간 3~4회꼴로 극장을 찾는 평균적인 관객들과 달리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의 영화관람 횟수는 1~2회에 불과해, 종교 영화 시장은 할리우드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미국 언론이 ‘할리우드 성서의 해’라고 부를만큼 붐을 이루고 있는 기독교 영화의 ‘특수’는 지난 주말 북미 지역 박스오피스에서 여지없이 증명됐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신화를 스크린에 옮긴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노아’가 개봉 첫주말 4372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저예산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God‘s Not Dead)가 2위에 올랐으며, 무려 개봉 5주차 주말을 맞았던 ‘선 오브 갓’은 15위로 건재를 과시했다.

‘노아’의 경우 ‘블랙 스완’으로 유명한 스타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메가폰을 잡고 할리우드 톱스타인 러셀 크로, 제니퍼 코넬리, 엠마 왓슨, 앤서니 홉킨스 등이 출연했으며, 1억2500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으로, 어느 정도의 흥행이 예상됐지만, ‘선 오브 갓’과 ‘신은 죽지 않았다’의 흥행은 미국 현지에서도 예기치 못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오브캇 son of God

올해 기독교 영화의 ‘십자군’ 선봉격이 된 ‘선 오브 갓’은 지난 2월 28일 개봉해 첫 주말 2위에 오르며 선풍을 일으켰다. 이 영화는 지난해 3월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된 총 10시간짜리 드라마 미니시리즈 ‘더 바이블’을 극장용으로 편집한 영화로 제작비 2200만달러를 들여 지난 3월 31일까지 북미 지역에서만 5785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성서에 충실히 바탕해 예수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예수역을 맡은 디오고 모르가도는 패션모델 출신의 포르투갈 배우로 ‘꽃미남 예수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는 영화 속에서 단지 예수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섹시한 예수’(Hot Jesus)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연예지 버라이어티는 “필요이상으로 섹시한(hunky) 예수”라고 평했으며 할리우드 리포터는 “미소년 예수”라고 칭했다.

‘신은 죽지 않았다’는 특이하게 기독교 주제를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으로, 독실한 기독교인인 대학 신입생이 철학강의에서 ‘무신론자’임을 선언해야 학점을 준다는 교수에 맞서 신앙과 퇴학을 걸고 신의 존재 증명을 위한 끝장토론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았다. 역시 저예산영화다.

개봉을 앞둔 작품들도 많다. 미국에서 오는 16일 개봉하는 ‘헤븐 이스 포 리얼’은 사후 체험을 했다가 살아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기독 신앙의 주제를 표현한 작품으로 뉴욕타임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오는 12월엔 크리스마스를 맞아 ‘엑소더스’(출애굽)가 개봉한다. ‘노아’와 함께 올해 가장 기대를 받는 성서 블록버스터다. 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한 성서 속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이미 ‘글래디에이터’로 고대사를 다루는 역량을 인정받은 리들리 스콧이 감독을 맡았다. 크리스천 베일이 모세로 출연하고 시고니 위버가 공연한다.

같은 달 ‘마리아, 마더 오브 크라이스트’(성모 마리아)도 개봉이 예정돼 있다. 기독교 영화로 한 획을 그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속편 격인 작품이다.

극장 나들이가 뜸했던 기독교인들이 더 많은 영화관람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설문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미국 온라인 예매 사이트 판당고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가장 성서에 충실한 ‘선 오브 갓’을 본 기독교 관객들 중 70%는 작품이 일으킨 거센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아’를 보러가겠다고 답했다. 또 83%가 ‘헤븐 이스 포 리얼’을, 82%가 ‘엑소더스’를 관람하겠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4%는 더 많은 기독교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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