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을 경험한 자 인생을 통찰할 지혜를 갖는다

고난은 인생의 좌표

“좌절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만의 역사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인생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된다.
강을 거슬러 헤엄쳐 본 사람만이 물결의 세기를 알 수 있다.”-쇼펜하우어

어떤 양봉업자가 필리핀에 갔습니다.  필리핀은 사시사철 여름이라 온갖 꽃이 만발하였습니다. 양봉업자는 문득 생각하였습니다. ‘아하, 여기서 벌을 키우면 많은 꿀을 딸 수 있겠구나!’  양봉업자는 시험적으로 벌통 10개를 가지고 필리핀으로 날아갔습니다. 얼마 못되어 벌통에는 꿀이 가득하였습니다. 양봉업자는 오, 됐다!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귀국하여 이 번에는 빚을 내서 벌통 100개를 사들고 필리핀으로 갔습니다.

 첫 해, 벌통 100개에서 두 번 꿀을 따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양봉업자는 ‘오, 얼씨구 좋다!’ 하였습니다. 아무튼 사람은 견문이 넓어야 한다니까,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하였습니다. 좀 늦긴 했지만 참 다행이로구나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음 해는 꿀을 한 번밖에 못 딴 것입니다. 왜 그럴까? 곧 잘 되겠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해는 더욱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꿀이 거의 모이지 않은 것입니다. 그 양봉업자는 결국 망했습니다.

해바라기와 벌


그 이유는 꿀벌들이 꿀을 모으는 것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하여서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 동안 열심히 꿀을 모아야 겨울을 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꿀벌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꿀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필리핀에서는 일년 내내 꽃이 피고 꿀을 언제나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꿀을 모으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버린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동일합니다. 고난과 역경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삶이 역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 역경이 비록 힘든 과정이지만 그 자체가 불행과 실패가 아님을 알기에 견디고 극복해 가는 것입니다.

꿀은 겨울이 있기에 준비하는 열매입니다. 사람의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고통과 역경이 없기를 바라지만, 고통과 역경이 없는 삶은 참된 인생의 의미를 모르고 삶의 좌표를 잃는 것과도 같습니다.

by 고병호 목사 (발안반석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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