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페이스북 친구인 임태주님의 담벼락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어떤 낭만주의 공화국
은둔의 나라, 세계의 이상향으로 불리는 나라가 있습니다. 푸른 달빛이 쏟아지는 골짜기, 히말라야 산기슭에 위치한 인구 70만의 작은 나라.
이 나라는 국민소득이 겨우 2천 달러에 불과합니다. 찢어지게 가난해서 슬프겠다고요? 아닙니다. 세계 국가들 중 국민행복지수가 최상위 권에 드는 나라입니다. 어딘지 아시겠어요? 네, 부탄입니다. 우리나라가 여기에서 나는 가스를 전량 수입해서 집집마다 부탄가스를 써대잖아요. (농담입니다^^)
이 나라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게 몇 가지가 있더군요. 모든 나라들이 국민총생산(GNP)이라는 경제 지표를 경쟁하듯 쓰잖아요. 이 나라는 유독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지표를 만들어 쓴답니다. 국민이 행복한 일이 경제적 성장이나 풍요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아는 것이죠.
그걸 반영하듯 부탄의 헌법 1조 1항은 자유, 평등, 민주주의, 이런 내용이 아니라 ‘국토 총면적의 60%는 산림으로 유지한다’라고 선언해 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다른 생명과 마찬가지로 자연에 깃들어 살다가 가는 존재라는 철학이 멋지지 않습니까.
이 나라에는 세상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이상한 공휴일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첫 눈 내리는 날’입니다. 첫 눈이 내리면 관계 장관이 이를 기념해 다음 날을 공휴일로 선포한다고 하네요. 해마다 다른 날짜에 선포되는, 하늘이 정해주는 아름답고 행복한 공휴일. 첫 눈 만드느라 고생한 천사들도 쏟아붓느라 고생한 하느님도 지상의 사람도 강아지도 다함께 포근한 백설에 누워 쉬는 날.
낭만주의자들의 공화국! 상상만 해도 이 나라, 근사하지 않나요?
*친구님들의 제보에 의하면 이 나라 왕국이라네요. 사진은 퍼왔는데 저 아이들 뒤에 보이는 건물이 왕궁이라고 하는데 왕은 조그만 집에 산다고 하네요. 아, 글고 외국인들 체류비는 졸라 비싸게 받는대요. 관광객들 쏟아져들어오면 자연경관을 해칠까봐 일부러 그렇게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비싸도 볼 테면 봐라 자부심 같기도 하고…
허참 대단합니다. 돈과 힘이 있다고 국격이 있는 것이 아니네요. 이렇듯 자기 사는 세상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이를 소중히 지키고자 하는 사랑, 그리고 그 땅을 살아간다는 자부심이죠. 그리고 첫눈이 오는 것을 기념할 수 있는 삶의 여유..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