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생명으로 존중하라
본문 : 창세기 9:1-7
서론: 새로운 시작과 하나님의 명령
창세기 9장은 대홍수 이후 노아와 그의 가족이 새 땅에서 시작하는 시점에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물로 세상을 심판하신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인류에게 다시 복을 주시며, 창세기 1장에서 아담에게 주셨던 사명을 반복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이는 단순히 인구 증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이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땅을 다스리고 지켜야 할 사명을 재위임하신 것입니다.
1절: 생육하고 번성하라 – 축복과 사명의 회복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이 말씀은 단지 자연적 증가만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대로 살아가는 존재로서 거룩한 영향력을 땅에 펼치라는 명령입니다.
2-3절: 동물의 두려움과 먹을거리로 주어진 육식의 허용 땅의 모든 생물이 인간을 두려워하게 되며, 하나님은 살아 있는 동물까지도 인간에게 식물처럼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십니다. 이는 인간이 창조 질서 안에서 일정한 권위를 부여받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권위는 오용되거나 폭력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4절: 피째 먹지 말라 – 생명의 신성함에 대한 경고 하나님은 단 한 가지 경고를 주십니다.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라.” 히브리어 원문은 “그의 생명 곧 피가 있는 고기를 먹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도축 방식이나 위생의 문제가 아니라, ‘피는 곧 생명’이라는 신학적 선언입니다. 레위기 17장 11절에서 분명히 말씀하시죠.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따라서 피를 포함한 고기를 먹지 말라는 명령은, 생명을 함부로 다루지 말고 경외심으로 대하라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5-6절: 무의미한 살생과 생명 경시의 금지 하나님은 피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하십니다. 짐승이든 사람이든 다른 생명의 피를 흘리면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하시며, 그 이유를 밝히십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 생명은 하나님의 소유이며, 인간은 그 생명을 관리할 책임이 있습니다. 무의미한 살생, 폭력, 생명 경시는 하나님 앞에서 심각한 죄입니다.
7절: 다시 한 번 생육하고 번성하라 – 창조 질서의 회복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다시 한 번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증가를 넘어, 하나님의 생명 질서에 대한 순종과 공동체의 거룩함을 지켜가라는 부르심입니다.
신약의 빛 아래에서 보는 피의 신학 이 명령은 신약에 와서 더욱 깊은 신학적 의미를 갖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피를 흘려 우리 죄를 사하시고, 새 언약을 맺으셨습니다(마 26:28). 히브리서 9장 12절은 예수의 피가 우리를 영원히 속죄했다고 증언합니다. 사도행전 15장에서도 이방인 성도들에게 피를 멀리할 것을 권면하며, 생명 경시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유지합니다. 또한 요한계시록은 어린 양의 피로 마귀를 이긴다고 선언합니다(계 12:11).
적용: 현대인의 생명 윤리와 신자의 자세 오늘 우리는 얼마나 생명을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타인의 생명뿐 아니라 그 마음과 존엄도 귀히 여기고 있습니까? 무의식 중에 말과 태도로 타인을 해치는 살생을 행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소비하는 것, 대하는 모든 생명에 대해 책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결론: 생명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피는 곧 생명”이라는 하나님의 선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은 단지 음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경시하지 말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로서 경건한 책임을 지고 살라는 깊은 신학적 요구입니다.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 생명을 존중하라 명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 속에서 타인의 생명과 존엄을 귀히 여기게 하시고,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생명 앞에서 경건한 책임을 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받은 자로서, 날마다 피의 가치를 기억하고 감사하게 하시며, 생명을 살리고 세우는 자로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