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신학생연합, 극우 개신교의 신학교 장악 시도에 강력 반대
2025년 4월 18일, 전국 11개 신학교 72명의 신학생이 연명한 시국 선언이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발표됐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극우 개신교 세력의 정치적 선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신학교가 더 이상 이러한 세력과 동조하지 말고, 신학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 3월 27일, 전국신학생연합이 ‘헌법재판소의 빠른 판결이 국가 안녕과 회복이다’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탄핵 촉구 성명의 연장선에 있다. 신학생들은 당시에도 헌재를 향해 윤 전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파면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극우 개신교의 활동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
“신학은 이념이 아니라 복음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임재현 씨는 “윤석열 대통령은 파면되었지만 전광훈, 손현보를 비롯한 극우 개신교 세력의 선동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학교 내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신학생과 교수들이 있어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신학적 자정 능력을 상실한 채 이념 장사에 아첨하는 이들을 규탄하고, 극우 기독교와의 절연을 촉구하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이재영 씨는 “극단주의는 기독교 신앙과 거리가 먼 방식이다. 우리는 서로 나뉘어 상처 주고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비판하며, “우파 여러분, 이 참상을 직시하라. 선동가들의 가짜 정의에 더 이상 속지 말라”고 호소했다.
신학생에 대한 공격과 내부 압박
한신대학교 신학과 이상훈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한 신학생들이 특정 학교 내에서 악플과 뒷조사, 사상 검증 등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란 세력을 옹호하고 폭동을 자극하는 한국 교회 내 일부 세력에게 경고한다”며, “하나님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돌이켜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신학생들은 학내에서 극우 세력을 비판하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임재현 씨는 “김철홍 교수나 소기천 전 교수와 같은 이들의 문제적 발언을 비판하면 곧바로 좌익 세력처럼 몰아간다”며, “물리적 탄압은 아니더라도 커뮤니티나 SNS상에서 ‘반국가 세력’이라는 낙인이 따라온다”고 전했다.
“신학교는 사랑과 희망을 심는 공간이어야”
전국신학생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신학은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희망과 사랑을 심는 학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학은 무비판적 수용이 아닌 신앙적 고뇌에서 비롯돼야 하며, 신학교는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고백의 여정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문에서는 극우 기독교 세력이 신학교를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극단적 이념과 배타적 정서를 신학의 언어에 삽입해, 교회 공동체의 명예와 학문의 자존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세속 권력의 언어를 신학교에 끌어들이는 이들의 행동은 복음의 보편성과 교회의 책임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제는 절연할 때다”
신학생들은 성명서를 통해 극우 기독교와의 단절을 강하게 촉구했다. “신학교는 부패한 교회의 하청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치 이념이나 돈줄, 연줄은 결코 교회의 본질 위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극우 기독교 세력과의 기이한 동거는 신학교의 자율성과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신학생들은 “우리는 여전히 한국 교회가 이 땅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신학은 정치 도구가 아니라 신앙과 정의를 세우는 학문이다. 이제는 회복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y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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