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설교] 창 4:1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본문: 창세기 4장 1-2절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말씀은 창세기 4장 1절과 2절(창 4:1~2)입니다.

“아담이 그 아내 하와와 동침하매 하와가 잉태하여 가인을 낳고 이르되,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하니라. 그가 또 가인의 아우 아벨을 낳았는데, 아벨은 양을 치는 자였고 가인은 농사하는 자였더라.”

이 말씀은 인류 최초의 출산 이야기입니다. 에덴에서 쫓겨난 후, 아담과 하와가 처음으로 경험한 일이 바로 자녀를 낳는 일이었습니다. 그 첫 아들이 가인이죠.

1. 죄인이지만, 하나님을 부른 하와의 고백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하와의 고백입니다.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여러분, 하와는 누구입니까?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은 자입니다. 그 죄로 인해 아담과 함께 에덴에서 쫓겨났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졌고, 인간은 하나님을 피해 숨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하와가 아들을 낳고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냥 부르는 게 아니라, 이 생명이 여호와로 말미암았다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쁨의 외침이 아닙니다. 죄인이 하나님을 다시 부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복음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완전히 버리신 것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2. 죄 가운데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하와는 에덴에서 쫓겨났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여호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보여줍니까?

하나님은 인간을 심판하셨지만 완전히 떠나지는 않으셨다는 겁니다. 하나님은 에덴 안에만 계신 분이 아니라, 에덴 밖에서도 함께하시는 분이십니다.

창세기 3장 15절에서 하나님은 죄 가운데 있는 인간에게도 약속을 주십니다.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구속 계획, 회복의 약속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생명을 거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생명을 통해 구속사를 이어가십니다. 하와의 고백은 바로 이 구원의 약속을 품은 신앙의 고백입니다. 나는 죄인이지만, 하나님은 나를 기억하시고, 이 생명을 주셨다는 고백입니다.

3. 타락했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남아 있습니다

하와의 고백은 단순히 아이를 낳은 기쁨을 표현한 말이 아닙니다. 그 고백은 인간 본성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영적인 반응이었습니다.“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이 말은 하나님과의 단절을 경험한 사람이 다시 하나님을 부르고 있다는 놀라운 증거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죄로 인해 훼손된 인간의 본성을 그냥 두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본성을 뚫고 들어오셔서 여전히 역사하십니다. 신학적으로는 이것을 ‘자연 신앙’ 혹은 ‘하나님의 형상의 잔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여러분, 인간은 타락했지만 완전히 망가진 존재는 아닙니다. 우리 안에는 여전히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남아 있어요. 선을 향한 열망, 진리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요한복음 1장 9절에서도 이렇게 말씀합니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하나님의 빛은 모든 사람에게 임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래서 하와의 고백은 과거의 기록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고백입니다. 우리는 죄의 본성을 지닌 채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안에는 하나님을 향해 돌아갈 수 있는 ‘은혜의 씨앗’이 심겨져 있습니다.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하나님은 우리를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찾아오시고,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그 은혜의 흔적을 통해 다시 역사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가능성입니다. 우리가 죄인이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하와처럼 우리도 고백할 수 있습니다.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살아갑니다.” 우리가 죄 가운데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그 단절을 회복하시기 위해 먼저 다가오십니다. 그분이 먼저 손 내밀어 주시는 거예요.

결국 하와의 고백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 줍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떠났어도, 하나님은 인간을 떠나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곁에 계시고, 우리 안에 있는 그 작고 미약한 은혜의 흔적을 통해 역사하시고, 우리를 다시 회복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단절된 채 버림받은 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다리는 존재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하나님은 그 은혜를 베푸시기 위해 우리 곁에 계십니다. 우리가 죄인일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죄는 단절이지만, 그 단절이 곧 파멸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계십니다.

4. 하나님의 명령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에덴을 떠난 이후에도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을 거두지 않으셨습니다. 하와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계획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가인과 아벨, 두 아들의 직업이 다르다는 것도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아벨은 양치는 자, 가인은 농사하는 자였습니다. 하나님은 두 사람 모두에게 삶의 자리를 주셨고, 일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일의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삶 속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의 삶을 누구로 말미암아 살아가고 계십니까? 내 힘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입니까? 하와는 죄인이었지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실수하고 넘어지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새벽을 시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여호와로 말미암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은혜를 붙드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여전히 나와 함께하신다는 그 믿음을 고백하십시오. 우리가 숨 쉬고, 기도하고, 일하고, 사랑하는 그 모든 순간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묵상을 위한 질문

  • 오늘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살고 있다고 구체적인 상황을 들어 고백해봅시다.   

  • 내 인생의 실패와 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고 있는가?

  •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삶의 자리(가정, 일터, 교회 등)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가?

기     도

하나님 아버지, 죄로 인해 멀어진 저희를 여전히 기억하시고, 다시 생명의 길로 이끄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하와의 고백처럼, 저희도 오늘 이 새벽에 “여호와로 말미암아 살아갑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우리의 실패와 허물 가운데서도 주님의 손길이 떠나지 않음을 믿습니다.

하루하루를 은혜로 살아가게 하시고, 모든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기억하며 고백하게 하소서. 오늘도 여호와로 말미암아 살아가는 복된 하루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