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19:32] 기독교인의 노인 공경 (어버이주일 설교)

기독교적 경로사상

본문 레19:32 딛 2:2-3

서울안동교회/유경재목사

 

 

  1. 노인을 공경하라.

오늘 읽어 드린 레위기 말씀에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고 하였습니다. 노인을 공경하는 일은 하나님의 명령이며 창조질서입니다. 하나님께서 노인을 공경하라고 명하신 까닭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이스라엘에서 노인은 축복권을 가진 자이기 때문에 공경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삭의 축복을 놓고 에서와 야곱이 다툰 사실이나 야곱이 자기 아들들에게 축복한 사실들을 통해서 보듯이 노인의 축복권은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축복권은 단순한 물질적인 축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신앙적 전통을 잇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노인에게 부여된 이 권한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자손들은 자연히 그 어버이를 공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둘째로, 노인을 공경하여야 할 이유는 그들이 자녀들을 위하여 아낌 없는 희생을 감당해 왔기 때문입니다. 잠언 23:25에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자녀들을 위한 어버이들의 희생과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버이를 공경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을 감사하며 경외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셋째로, 노인들은 젊은이보다 삶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를 공경해야 하는 것입니다. 삶의 경험 속에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원리가 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배운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들은 그들의 많은 시행착오를 통하여 삶의 진정한 보람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그것을 중히 여긴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뜻을 받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넷째로, 노인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약하여질 때이기 때문에 당연히 돌봄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므로 노인들을 위로하고 돌보아 드리며, 노인들의 삶에 보람과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 드리는 일은 자녀들의 마땅한 본분입니다.

 

  1. 어떻게 공경할 것인가?

 

그러면 구체적으로 노인을 어떻게 공경할 것인가? 첫째로, 노인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고쳐야 합니다. 노인들을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편견을 고쳐야 합니다. 노인들을 비생산적이고 비활동적이며 비능률적이라고 단정하고 도외시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는 노인들은 개성을 지닌 독특한 존재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노인들에 대한 통념들 중에 가장 보편적인 것이 노인들이 모두 비슷하거나 똑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노인들을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보고, 그들을 개별적인 존재로 보려 하지 않는 잘못을 범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개성적인 존재가 되어 가기 때문에 그런 개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워야 합니다.

 

셋째로는 노인들에게 개인적인 관심과 인격적인 접촉을 제공해야 합니다. 노인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은 개인적이고 친밀한 이해와 수용이요, 따뜻한 인간적 관심과 접촉입니다. 노인들을 같이 모시고 있을 때나 따로 떨어져 있을 때 시간을 내어 자주 전화하고 찾아 뵙고 따뜻한 위로를 드리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진정한 공경은 따뜻한 관심에서 시작됨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넷째로는 노인들에게 독립심과 자신감을 갖게 하고, 적절한 활동과 참여의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노인들 스스로에 대해서 자신이 유용하고 쓸모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도록 도와 주는 것이 필요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모든 일들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 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1. 노인들 스스로가 존경을 받게끔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노인들 측면에서 레위기 말씀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라. 노인을 공경하라.■는 말씀은 젊은이에게만 주신 말씀이 아니라 노인들에게 주신 말씀이기도 합니다. 즉, 노인들이 공경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하라는 말씀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인들이 공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본이 되는 신앙생활, 혹은 깨끗하고 정의롭고 확신에 찬 삶의 모습을 이룩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손들에게 남겨 줄 만한 정신적 유산을 만드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문의 역사와 전통을 발굴하고 그것을 물려주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특히 믿는 우리에게 있어서 신앙적 전통을 수립하고 전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임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로, 존경받는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바른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잠언 16:31에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고 하였습니다. 노인의 백발이 영화로운 면류관이 되기 위해서는 평생 그가 의로운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노인이라고 무조건 존경할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지나온 삶이 아름답지 못하고 일관성이 없으며, 불의와 적당히 타협하거나 혹은 욕심껏 자리에 연연하여 추하게 그것을 추구한 사람들을 보면 그 노년이 별로 아름답지 못합니다. 우리는 노년이 존경받을 만한 시기가 되도록 항상 의로운 길을 추구해 가야 하겠습니다.

 

셋째로, 노인이 될수록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년기는 신앙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해지는 때요, 신앙적 열매를 거둘 수 있는 때입니다. 정신적으로 결코 쇠퇴하거나 자포자기하거나 낙담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입니다. 노인들에게는 시대의 변화를 읽으면서 그 변화를 조용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나름대로 극복하는 지혜를 터득하도록 노력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넷째로, 죽음과 친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늙는 일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셨기에 우리는 그 창조의 원리에 순응하는 것이 신앙적인 행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생을 허락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부활을 체험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육체적 쇠약함과 죽음을 두려움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관문으로 생각하면서 그것을 통과할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자기 주변을 정리하면서 필요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유서도 쓰고, 그리고 날마다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맞는 노년은 정말 아름다운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어버이를 통하여 그의 사랑을 보여 주셨으며, 또 어버이에게 그의 계명과 약속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은 마땅히 하나님을 경외함과 동시에 어버이를 공경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달라지면서 과거의 전통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우리는 더욱 힘써 하나님의 창조의 원리와 그의 계명들을 되찾아 자녀들은 노인을 공경하고, 노인은 스스로 공경을 받을 수 있도록 의로운 길로 행하여 나가도록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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