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14장 유출병의 정결의식

레위기 14장과 15장은 악성 피부병과 신체의 다양한 유출병을 다루고 있어 언뜻 현대의 우리와 상관없는 위생 지침처럼 보이지만, 그 핵심은 거룩하신 하나님이 거하시는 공동체를 어떻게 거룩하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영적이고 관계적인 선포를 담고 있습니다.

레위기 14장은 악성 피부병에서 회복된 사람이 어떻게 공동체와 하나님께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주는 회복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1단계로 제사장이 격리된 환자가 있는 진영 밖으로 직접 찾아가 새 두 마리와 백향목, 홍색 실, 우슬초를 사용해 정결 의식을 행하는데, 한 마리의 새를 죽여 그 피를 환자에게 뿌린 후 살아있는 새를 들에 날려 보냄으로써 질병과 저주가 떠나갔음을 선포합니다. 이후 환자는 옷을 빨고 털을 밀며 몸을 씻어 일상 복귀를 준비합니다.

2단계인 제8일에는 성막 문 앞에서 속건제, 속죄제, 번제, 소제를 드리는데, 제사장이 속건제물의 피와 기름을 회복된 사람의 오른쪽 귓부리와 엄지손가락, 엄지발가락에 바르는 독특한 의식을 행합니다. 이는 제사장 위임식과 동일한 절차로, 소외되었던 자를 하나님 앞에 거룩한 존재로 재봉헌한다는 감격적인 선포이며, 가난한 자들을 위해 비둘기로 대체할 수 있도록 배려하신 하나님의 은혜도 나타납니다.

3단계에서는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 살아가게 될 가옥에 곰팡이가 피었을 때의 규례를 통해, 사람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까지도 거룩하게 보존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레위기 15장은 몸에서 흘러나오는 체액으로 인한 부정함을 다루며, 이는 비정상적인 만성 질환과 정상적인 생리적 현상으로 구분됩니다.

남성의 고름이나 여성의 하혈 같은 비정상적인 유출은 반드시 속죄제와 번제라는 제사 과정이 필요했던 반면, 몽정이나 월경 같은 정상적인 유출은 시간이 지나 몸을 씻으면 정결해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성경이 이처럼 사적인 영역과 체액을 부정함과 연결한 이유는, 고대 이스라엘 세계관에서 피와 정액을 생명 그 자체로 보았기 때문에 이것이 흘러나오는 것을 생명의 상실이자 죽음의 그림자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또한 도덕적인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가장 은밀한 생식의 영역까지도 하나님의 다스림과 거룩함의 영역 아래 있음을 백성들에게 기억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본문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은 매우 깊습니다. 구약에서는 부정한 자가 격리되어야 했고 그를 만지는 자도 부정해졌으나, 신약의 예수님은 문둥병자를 직접 만지시고 12년간 혈루증을 앓던 여인의 접촉을 통해 오히려 당신의 거룩함으로 그들을 치유하셨기에, 우리는 진영 밖으로 찾아오신 예수님의 복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질병은 개인의 아픔이었지만 그 회복은 제사장과 공동체가 함께 책임졌다는 점에서, 오늘날 교회 공동체가 영적으로 소외된 지체들을 어떻게 정죄하지 않고 회복시켜야 하는지 깨닫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피부와 옷, 집과 신체 분비물까지 세밀하게 다루시는 하나님의 규례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의 영혼뿐만 아니라 몸과 가정, 일상의 모든 순간이 거룩하게 구별되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깊이 묵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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