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을 구하지 말고 은혜를 구하라

교주가 되려는 목사들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현실적으로 진짜 필요한 것은 “능력”이었다.

박해하는 이들이 그들을 짐승의 먹이로 던지면 그 짐승들을 찢어죽이고, 불에 태워 죽이려면 그 불길을 뚫고 나오고, 창칼로 죽이려고 달려들면 병사들을 강력한 힘으로 제압하고, 돌이 날라 오면 제비같이 그 돌을 피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그 같은 능력을 갖추면 원수마귀는 도망을 갈 것이고, 주의 복음은 힘을 얻을 것이고, 교회와 성도들은 그 같은 비참한 박해와 핍박 속에서도 당당하고 폼나게 신앙생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온갖 핍박과 박해 앞에 노출되어 있는 교회와 성도들을 향해 능력을 선포하지 않았다. “너희에게 능력이 있을 지어다,” 하지 않았다. “너희에게 은혜가 있을 지어다,” 끈질기게 그리 선포했다.

능력보다 은혜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은혜만이 모든 핍박과 박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회를 교회답게, 성도를 성도답게 만드는 것이 은혜였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목사가 되고 싶었다. 기도만 하면 환자들이 벌떡 일어나고, 설교하면 사람들이 뒤집어지고, 한 마디 외치기만 해도 데굴데굴 구르는 일이 일어나는…뭐 그런 목사 말이다.

그래서 참 오랫동안 능력을 위해 기도했다.

“고 목사, 능력을 구하지 말고 은혜를 구해,” 능력을 구하는 내게 주님이 주신 말씀이다. 그 말씀에 얼마나 부끄럽던지…여전히 철들지 못한 모습에 얼마나 속이 상하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나던지…

아, 그 때서야 이 철없는 목사가 깨달은 것이 있었으니…은혜가 없는, 은혜가 빠진 능력은 목회자를 “교회 안에 교주”로 만든다는 사실을!

목회든, 신앙의 여정이던 하나님의 사람들은 은혜 아래 있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능력”이 아니다. “은혜”다. 반드시 은혜여야 한다.

오늘도 주의 귀한 은혜에 빚진 삶이길 소망한다. 아멘

(고병호 목사, 발안반석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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