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1:12~17에 나타난 ‘안식일’과 그 주변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살펴봐야 할 4가지 핵심 원어와 그 신학적 의미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샤바트 (שַׁבָּת, Shabbat) – “멈춤과 중단”
‘안식일’로 번역된 이 단어는 ‘멈추다’, ‘중단하다’, ‘그치다’라는 뜻의 동사 ‘샤바트(שָׁבַת)’에서 유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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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단순히 피곤해서 잠을 자는 휴식이 아니라, 하던 일을 의도적으로 중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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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통찰: 이는 인간의 생산 활동을 멈춤으로써, 세상이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로 돌아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항복’의 행위입니다.
2. 샤바트 샤바톤 (שַׁבַּת שַׁבָּתוֹן, Shabbat Shabbaton) – “완전한 안식”
15절에 사용된 표현으로, ‘안식’을 뜻하는 단어가 중첩되어 있습니다. 한국어 성경에는 ‘큰 안식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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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최상급 표현으로, **’완전하고 철저한 안식’**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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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통찰: 이 날은 단순히 육체만 쉬는 날이 아니라, 영혼과 공동체 전체가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완전한 평화’의 상태여야 함을 강조합니다. 어떤 노동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임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3. 카도쉬 (קָדוֹשׁ, Qadosh) – “구별된 거룩함”
14절과 15절에서 안식일은 ‘거룩한 날’로 묘사됩니다. ‘카도쉬’는 ‘자르다’, ‘분리하다’라는 어원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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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도덕적 깨끗함 이전에 **’소유권의 분리’**를 뜻합니다. 안식일은 다른 날들과 잘려져서 하나님께만 속한 시간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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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통찰: 우리가 안식일을 지킬 때, 우리 역시 세상으로부터 잘려져(구별되어)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백성’이 됩니다. 시간의 구별이 곧 존재의 구별로 이어집니다.
4. 나파쉬 (נָפַשׁ, Naphash) – “생기를 되찾다”
17절에서 하나님이 일곱째 날에 쉬시고 ‘상쾌하게 되셨다(was refreshed)’고 할 때 사용된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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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영혼’, ‘생명’을 뜻하는 ‘네페쉬(נֶפֶשׁ)’와 어원이 같습니다. 즉, “숨을 몰아쉬다”, **”영혼이 다시 숨 쉬게 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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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통찰: 안식은 단순히 에너지를 보충하는 재충전이 아니라, 죽어가는 영혼이 하나님의 생기를 받아 다시 살아나는(Revive) 사건입니다. 엿새 동안 세상에서 숨 가쁘게 달려오며 질식할 것 같았던 영혼이 안식일에 비로소 ‘제대로 된 숨’을 쉬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결론적으로 원어적 의미를 종합하면: 안식일은 나의 노동을 멈추고(샤바트), 시간을 구별하여(카도쉬)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메말랐던 나의 영혼이 하나님의 생기로 다시 숨 쉬게 되는(나파쉬) 생명의 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