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등불은 성경 본문의 표현과 정황상 ‘밤 사이에만(저녁부터 아침까지)’ 켰다는 견해가 더 지배적입니다.
1. 본문의 직접적인 표현 (출애굽기 27:21)
오늘 본문인 21절을 다시 보면 시간적 범위가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로 회막 안 증거궤 앞 휘장 밖에서 저녁부터 아침까지 항상 여호와 앞에 그 등불을 보살피게 하라”
히브리 관점에서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해가 진 후부터 뜨기 전까지, 즉 어둠이 지배하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만약 24시간 내내 켜두어야 했다면 굳이 이 시간적 범위를 한정해서 명령하실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2. 제사장의 구체적인 직무 (출애굽기 30:7-8)
분향단 규례를 설명하는 구절을 보면 등불을 관리하는 루틴이 더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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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아론이 아침마다 향기로운 향을 사르되 “등불을 정리할 때(trimming)” 사릅니다. (심지를 자르고 기름을 보충하며 불을 끄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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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저녁때 등불을 켤 때(lighting)” 또 향을 사릅니다.
이 구절은 아침에 불을 손보고(끄고), 저녁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절차를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3. ‘끊이지 않게(Tamid)’의 의미 해석
20절의 “등불을 끊이지 않게(항상) 켜되”라는 표현 때문에 24시간 내내 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타미드(Tamid)’는 ‘쉬지 않고 계속’이라는 뜻 외에도,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상태를 의미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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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매일 드리는 ‘상번제’도 ‘타미드’라고 부르지만, 이는 24시간 내내 제물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아침과 저녁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제사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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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성소의 등불은 “매일 밤마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규칙적으로” 밝혀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문맥상 더 자연스럽습니다.
[참고] 성전 시대로의 변화
훗날 솔로몬 성전이나 헤롯 성전 시대의 유대 전승(탈무드 등)에 따르면, 낮에도 등불 일부를 켜두었다는 기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성전 내부가 창문이 없어 낮에도 어두웠기 때문이거나,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빛을 상시 유지하려는 상징적 의미가 강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요약하자면: 성막 규례의 원칙은 밤의 어둠을 밝히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는 죄로 어두워진 세상(밤)에 하나님의 말씀이 빛으로 임해야 함을 상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