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레위기 11장 44절과 45절에 보면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게 되어야 한다 는 말씀이 반복되어 나옵니다. 레위기 19장 1절에도같은 말씀이 나옵니다. 이 주제는 레위기의 주제이며 율법 전체의 중요한 주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은 거룩하시다 라고 선포되고 있습니다.
거룩하다 라는 용어의 뜻이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용어가 사용되는 문맥으로 보아 대개 어떤 뜻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거룩하시다 는 것은
첫째로 죄악에 빠진 인간과 구별되는 존재임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은 죄악과 상관없는 존재, 따라서 죄악을용납하시지 않는 분임을 뜻합니다. 절대적으로 선한 분임을 뜻합니다.
둘째로 인간이 피조물인데 반해서 하느님은 그 인간과 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임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느님은 구별된 분입니다. 그래서하느님의 거룩함은 그의 절대적 위엄을 나타내며, 그 어느 피조물과도 비교불가능한 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그의 거룩하심은 그의 절대 주권을 뜻합니다. 그래서 그는 그가원하시는 대로 무엇이나 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누구도 그 절대 주권에 도전할 수 없으며, 무시할 수 없으며, 잘못되었다고 비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거룩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거룩은 완전함을 뜻합니다. 도덕적으로나 능력이나 사랑에 있어서 완전함을 뜻합니다.특히 우리가 관심을 가져온 영원한 생명이란 측면에서 보면, 하느님의 거룩함이란 우리가 제한적인 삶을 사는 것과는 달리 주님은 영원한 분이시며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심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살펴보면,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거룩하신 분이기 때문에 인간들이 그 하느님을 만날 수없고 우연이라도 하느님을 뵈옵는 사람은 곧 죽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하느님이 시내 산에 나타나실 때 모세 이외에는 아무도 그 산에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접근했다가는 곧 죽음을 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하느님의거룩하심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절대적 선이며, 능력이며, 위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하심은 그의 이름을 두신 장소나 그를 예배하기 위하여 구별된 안식일, 그리고 그를 예배하는 제사장, 예배 때 사용되는 도구들까지도 모두가 거룩한 것으로 지정되어 그것을 함부로 대하거나 만지거나 더럽히면 역시 죽음을 당했습니다.결국 이런 하느님의 거룩하심은 상대적으로 우리 인간의 죄와 나약함과 무능함과 제한적인 생명을 더욱 분명하게 들어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거룩하심은 우리를 심판하고 동시에 우리를 그 거룩함에 경배를 드리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의 거룩하심을 독점적으로 지키시면서 다른 피조물을 접근 불가능하게 하시는 분은 아닙니다. 그와 반대로 하느님은 그의 지으신 모든 피조물을 그의 거룩함에 끌어드리려고 하시는 분입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의 후손인 이스라엘을 그의 백성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바로 그들을 그의 거룩함에 참여하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면서 그들에게 율법을 주시고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게 되라고 명하셨습니다. 이런 명령은 우리 인간이 모든 피조물이 다 주님의 거룩하심에 참여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