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하나님은 왜 스스로는 저주하시면서, 우리에게는 저주하지 말라고 하시나요?
이 질문은 하나님의 성품, 특히 공의와 자비의 조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본질적이며 중요한 신학적 질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과 인간이 ‘저주’라는 행위에 대해 전혀 다른 위치와 역할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말합니다.
하나님의 ‘저주’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성경에서 말하는 ‘저주'(히브리어: אָרַר, arar)는 감정적인 폭발이나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공의에 따른 ‘법적 선포’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도덕적 기준에 반하는 죄에 대한 정당한 심판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창세기 3:14에서는 뱀이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았다고 하시고,
창세기 3:17에서는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땅이 저주를 받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신명기 28장에서는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하면 복을, 불순종하면 저주를 받는다고 경고하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저주는 단순한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죄에 대한 정당하고 거룩한 반응입니다.
왜 인간에게는 저주하지 말라고 하셨나요?
성경은 분명히 인간에게 ‘저주하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로마서 12:14에서는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야고보서 3:9-10에서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을 저주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아니며, 완전한 심판자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분노는 감정적이고 왜곡되기 쉽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존재로, 서로를 존중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심판자가 아니라, 사랑과 용서의 통로로 부름받은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저주하셔도 괜찮은가요?
하나님의 저주는 부당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죄 없으신 거룩한 분이시며, 모든 것을 공정하게 판단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입니다. 그러므로 그분의 저주는 정의로운 심판이자 도덕적 질서를 바로잡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의 저주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나타납니다:
죄를 범한 자에 대한 심판
교만한 자를 향한 경고
언약을 깨뜨린 자들에 대한 경고
이는 감정적 보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함에서 비롯된 공의의 표현입니다.
하나님의 저주, 그러나 결국 그 저주를 감당하신 분은?
놀라운 복음의 진리는, 하나님께서 결국 그 저주를 직접 감당하셨다는 데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3:13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예수님은 죄 없으신 분이셨지만,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저주의 자리로 나아가셨습니다. 즉, 하나님의 저주는 정당하지만, 그분은 그 저주조차 친히 감당하신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과 인간, 역할은 다릅니다
구분 | 하나님 | 인간 |
---|---|---|
저주의 의미 | 죄와 불의에 대한 정당한 심판 | 감정적 분노와 보복의 표현 |
저주의 권리 | 창조주이자 재판장이기에 정당함 | 피조물이기에 부당함 |
명령 | 거룩한 기준으로 저주하심 | 축복하고 용서하라 명령하심 |
복음의 반전 | 예수께서 저주를 대신 지심 | 우리는 그 은혜로 축복의 통로가 됨 |
우리는 때때로 세상의 불의를 보며, “하나님, 왜 저 사람을 그냥 두십니까?”라고 말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다만, 그 심판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안에서 이루어지는 완전한 판단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심판을 대신할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자로 부름받았습니다. 하나님이 저주하실 수 있는 이유는 그분이 완전한 공의이시기 때문이며, 우리가 저주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우리가 사랑의 통로로 부름받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