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막의 뜰은 언제나 북적였습니다. 제물을 끌고 온 백성들로 활기가 넘쳤고, 번제단에서는 제물을 태우는 연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곳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제사’의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제사장이 두꺼운 휘장을 열고 ‘성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풍경은 완전히 바뀝니다.
그곳은 고요합니다. 두꺼운 덮개로 가려져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직 은은한 등불과 자욱한 향기만이 가득합니다. 이곳에는 구경하는 관객이 없습니다. 박수쳐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과 제사장, 단둘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삶에서 회복해야 할 ‘성소의 영성’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서지는 마음
성소의 주인공은 향을 피우는 ‘분향단’입니다. 하나님은 이 향을 만들 때 재료를 ‘곱게 찧으라’고 하셨습니다. 덩어리째 던진 향료는 겉만 타다 맙니다. 하지만 곱게 가루가 된 향은 불길에 닿자마자 온전한 연기가 됩니다. 제사장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정성을 가루로 만듭니다.
우리의 신앙도 때론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에만 치중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예배는 타인의 시선이 없는 ‘골방’에서 시작됩니다. 내 고집과 자존심을 곱게 부수어 주님 앞에 가루처럼 쏟아내는 시간, 그 은밀한 순간이 하나님께는 가장 향기로운 예배입니다.
오직 한 분의 관객을 위한 삶
성소 안의 떡상에는 매일 떡이 놓여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떡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제사장은 누가 보지 않아도 매일 등불을 닦고 기름을 채웠습니다. 누군가에게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이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진짜 실력은 교회 문을 나설 때 드러납니다. 아무도 내가 그리스도인임을 모르는 일터에서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소의 등불을 닦는 일입니다. 화려한 무대 위의 박수보다, 하나님 한 분 앞에서 올리는 ‘보이지 않는 순종’이 더 귀합니다.
은은하게 배어나는 삶의 향기
향 가루는 불에 타서 금방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향기는 성소의 벽과 커튼에 깊이 배어듭니다. 제사장이 성소를 나와 뜰로 걸어갈 때, 사람들은 그의 옷깃에서 풍기는 향기를 맡습니다. 그가 방금 하나님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진짜 영성을 가진 사람은 굳이 자신을 드러내려 애쓰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에게는 감출 수 없는 향기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당신만의 성소로 들어가십시오. 그곳에서 당신의 진심을 태워 보십시오. 아무도 보지 않는 그곳에서, 비로소 하나님과의 진짜 만남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