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심장에 새겨진 이름: 판결 흉패에 담긴 공의와 사랑

 

성경의 출애굽기 28장은 거룩한 성소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대제사장의 의복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제사장의 가슴 위에 놓이는 ‘판결 흉패(Breastpiece of Judgment)’는 단순한 복식의 일부를 넘어,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 사이의 관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영적 상징물입니다. 이 흉패에 담긴 구조와 의미를 살피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첫째로, 판결 흉패는 하나님의 백성이 그분께 얼마나 ‘보배로운 존재’인가를 증거합니다.

흉패에는 네 줄로 배열된 열두 개의 보석이 박혀 있으며, 각 보석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광야에서 끊임없이 불평하고 넘어지던 백성들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흙덩이나 평범한 돌이 아닌 찬란한 빛을 발하는 ‘보석’으로 규정하셨습니다. 이는 각기 다른 색과 성질을 가진 보석들처럼,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삶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신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이 흉패는 ‘심장 위에 새겨진 사랑’을 의미합니다.

대제사장이 성소에 들어갈 때 이 흉패를 가슴에 붙여야 했던 이유는 여호와 앞에서 그들을 ‘항상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히브리어로 ‘가슴’은 곧 심장을 의미합니다. 이는 중보자가 백성의 이름을 자신의 심장 박동과 함께 품고 하나님께 나아감을 뜻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이 대제사장의 모습은 영원한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과 죄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이름을 당신의 심장에 새기신 채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우리를 변호하고 계십니다.

셋째로, 흉패 안에 담긴 ‘우림과 둠밈’은 하나님의 ‘인격적인 인도하심’을 보여줍니다.

‘빛들’과 ‘완전함’이라는 뜻을 가진 이 도구들은 하나님의 뜻을 묻는 판결의 도구였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판결의 도구가 법전의 책장이 아닌 ‘가슴의 주머니’ 안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판결은 차가운 법적 논리가 아니라, 백성을 가슴에 품은 뜨거운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정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선하고 완전한 길로 인도하시기 위해 당신의 빛을 비추시는 분입니다.

결론적으로, 판결 흉패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대제사장이 흉패를 에봇에서 떨어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해야 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심장 위에서 빛나는 보석들입니다. 이 정체성을 깨달을 때, 우리는 세상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또한 누군가의 이름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는 제사장적 삶으로 부름받았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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