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골로새 개요
골로새는 멘데레스 강의 지류인 리쿠스 강변의 곡창 지대에 위치하며, 에베소에서 시리아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고대 역사가 헤로도토스(5세기)는 이곳을 위대한 성읍으로 언급하였고, 크세노폰(4세기) 또한 인구가 많고 부유한 도시로 묘사하였다.
골로새는 모직물과 견직물 생산을 통해 상업적으로 번성하였으나, 로마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근 도시인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가 더욱 번창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쇠퇴하였다. 신약 시대에 이르러 지리학자 스트라보는 골로새를 작은 읍으로 묘사하였으며, 오늘날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적지로 남아 있다.
2. 전도 배경
바울이 세운 에베소 교회의 영향으로, 에베소에서 떨어진 내륙 지역에도 여러 독립적인 교회가 설립되었다. 바울은 골로새 교회를 직접 방문한 적은 없지만(골 1:4-2:1), 후에 그들과 만나기를 소망하였으며(몬 22), 실제로 그 소망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골로새에 복음을 전한 인물로 가장 유력한 사람은 에바브라로, 그는 골로새 출신이며(골 4:12), 골로새 교회의 지도자였다(골 1:7). 또한, 골로새 교회의 주요 인물로는 빌레몬(몬 1)과 그의 종이었던 오네시모(골 4:9; 몬 10) 등이 있다.
3. 저작 경위
바울이 아시아 지방을 떠나 있는 동안, 골로새 교회는 유대교와 영지주의적 요소가 결합된 거짓 교훈으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이러한 이설을 가르치던 자들은 초승달의 날, 안식일과 같은 특정한 날을 거룩하게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음식 규정을 엄격히 지키며(골 2:16), 금욕적인 생활을 강조하였다(골 2:21). 또한, 할례를 요구한 것으로 보이며(골 2:11), 의식적 율법 준수를 강요하였다.
특히, 헬레니즘 철학과 근동의 종교 사상이 결합된 그노시스주의(영지주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다(골 2:8, 20-23).
- 그노시스주의는 하나님과 인간을 철저히 분리하여, 하나님이 직접 세상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중간 매개체를 통해 창조하였다고 가르쳤다.
- 골로새서에서는 이러한 중간 매개체를 지배자, 권능, 우주의 원소(골 2:10)로 표현하며, 이 존재들 안에 신성이 충만하다고 주장하였다.
- 그리스도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으나, 그를 여러 매개체 중 하나로 간주하여 인간이 직접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 능력자들(천사들)에게 구원을 의존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 또한, 구원받은 자는 악한 세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식과 금욕 생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골 2:23).
바울은 이러한 잘못된 가르침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와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골로새서를 집필하였다. 갈라디아서가 율법과 은혜의 혼합으로 인한 신앙의 문제를 다루었다면, 골로새서는 유대적 영지주의로 인해 왜곡된 복음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4. 저작 목적
바울은 거짓 교훈을 반박하면서도, 논쟁적인 태도가 아닌 참된 진리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그는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그리스도의 우월성과 복음의 완전성을 강조함으로써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을 갖도록 인도하였다.
바울이 제시하는 그리스도의 참모습은 다음과 같다.
- 그리스도의 우월성 – 모든 정사와 권세 위에 뛰어나신 분(골 1:13-19).
- 구속의 완전성 – 그리스도에 의해 이루어진 완전한 구원(골 1:20-23).
- 복음을 위한 고난 – 바울이 이 메시지를 전하면서 당하는 고난(골 1:24-2:3).
- 거짓 교사들에 대한 경고 – 철학과 헛된 속임수에 주의할 것(골 2:4-15).
- 율법주의와 천사 숭배 경고 – 의식적 규례와 천사 숭배를 경계(골 2:16).
- 새 생명과 하늘의 가치관 인식 –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으로 살아가야 함(골 2:20-3:4).
- 개인 생활 적용 –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살아난 자로서 거룩한 삶을 살 것(골 3:5-7).
5. 내용과 신학적 의미
골로새서는 그리스도의 존엄성과 충만하심을 강조하는 서신이다. 에베소서가 교회의 위대함과 장엄함을 보여준다면, 골로새서는 교회의 머리 되시는 그리스도의 우월성과 충분성을 선포한다.
바울은 이단적인 가르침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신앙적 갈망과 질문을 인정하면서도, 그 해결책이 오직 그리스도 안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단자들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그리스도가 모든 문제의 해답임을 강조한다(골 1:14-20).
골로새서를 통해 바울은 성도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신앙을 갖고, 헛된 철학과 거짓 교훈에 흔들리지 말 것을 강력히 권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