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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창 8:6 까마귀와 비둘기 포기하지 않는 희망

포기하지 않는 기다림, 다가오는 희망

본문: 창세기 8장 6–12절

2025. 4. 10. 소토교회 아침기도회 설교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본문은 노아가 40일 동안 기다린 끝에 방주의 창을 열고 세상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홍수가 끝났는지, 땅이 마를 기미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까마귀를 내보내죠. 성경은 까마귀가 물이 마를 때까지 날아다니며 왕래했다고 기록합니다. 그런데 이 까마귀는 돌아오지 않았고, 노아에게 명확한 정보를 주지 못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장면을 보며 까마귀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곤 합니다.

부정한 동물이기 때문에 시체를 먹고 혼돈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으니 회복의 징조를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 전체를 보면 까마귀에 대한 시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누가복음 12장 24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까마귀를 생각하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아니하되 하나님이 기르시나니.” 욥기 38장 41절에서도 하나님은 까마귀 새끼가 부르짖을 때 먹이를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시편 147편 9절에도 하나님은 까마귀 새끼에게 먹을 것을 주신다고 하셨지요. 심지어 열왕기상 17장에서는 까마귀가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엘리야에게 떡과 고기를 가져다 주기까지 합니다. 즉, 까마귀는 부정한 동물일 수 있지만,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는 얼마든지 쓰임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겁니다. 까마귀는 회복의 명확한 사인은 아니었지만, 하나님은 그조차도 돌보시고 사용하시는 분이십니다.

까마귀의 반응이 모호했지만, 노아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비둘기를 날려 보냅니다. 비둘기는 정결한 새이고, 사람과의 관계성도 깊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비둘기조차도 돌아왔습니다. 땅 위에 아직 발 둘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노아는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7일을 기다려 비둘기를 또 내보냅니다. 이번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비둘기가 돌아오긴 했지만, 그 부리에 감람나무 새 잎사귀를 물고 있었습니다. 노아는 이 작은 잎사귀 하나를 통해 땅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주일을 더 기다려 비둘기를 내보내자, 이번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땅이 마르고 생명이 깃든 장소가 생겼다는 뜻이죠.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말로 그 상황에서 감람나무가 잎을 틔울 수 있었을까요? 단순히 신화적인 이야기일까요? 아닙니다.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합니다. 감람나무, 즉 올리브나무는 지중해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로, 매우 강한 생명력을 가졌습니다. 일정 시간 물에 잠겨도 뿌리가 살아남을 수 있고, 물이 빠지면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새순을 틔우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라랏 산 근처는 감람나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이며, 홍수 이후 물이 빠진 지역의 높은 언덕이나 산지에 이미 남아 있던 나무들이 회복되어 새 잎을 틔웠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또한 비둘기는 연한 잎사귀를 물고 이동하거나 둥지를 만들 때 사용하는 습성이 있는 새입니다. 그러므로 비둘기가 감람나무 새 잎사귀를 물고 돌아온 장면은 생물학적으로도 전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장면이 주는 영적 메시지입니다.

그 작고 여린 잎사귀 하나가 노아에게 전한 건 단순한 식물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회복의 신호였습니다. 노아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창을 열었고, 까마귀의 반응에도 낙심하지 않았으며, 비둘기를 내보내고 또 기다리고 또 내보내는 인내를 보여줍니다. 결국 그는 감람잎이라는 하나님이 주시는 희망의 징조를 얻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인생에도 이런 시간이 있습니다.

창을 열었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기대했던 응답이 돌아오지 않으며, 까마귀처럼 애매한 반응만 주어질 때가 있지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기도하고, 다시 믿고, 다시 내어놓을 때,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에게 회복의 징조를 보여주십니다. 작고 여린 감람나무 잎사귀일지라도, 그것은 하나님이 준비하신 회복의 시작입니다.

신앙은 기다림입니다. 그리고 신앙은 포기하지 않는 실천입니다. 까마귀가 왕래하는 중에도, 비둘기가 돌아오는 중에도, 노아는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그 믿음을 보시고, 그 기다림에 응답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말씀하십니다. 다시 내보내라. 다시 기도하라.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한 감람나무 잎사귀가 있다. 그것은 작아 보일지 몰라도, 네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내 싸인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하루도 그 하나님의 싸인을 기대하며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기다리되 낙심하지 말고, 응답이 없더라도 포기하지 말며,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다시 시도하는 노아의 믿음을 본받읍시다. 그럴 때, 주님은 반드시 회복의 징조를 보여주실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노아처럼 인내하며 기다리는 믿음을 우리에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때로는 까마귀 같은 모호한 반응이 있을지라도 포기하지 않게 하시고, 작은 감람나무 잎사귀 하나에도 하나님의 희망을 읽어내는 믿음의 눈을 열어 주소서. 우리의 삶에도 회복의 징조를 보내주시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새로운 시작을 걷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묵상을 위한 질문

  1. 나는 삶의 어려움 속에서 까마귀처럼 애매한 반응이나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그 안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려 애써본 적이 있는가?
  2. 노아처럼 응답이 더뎌도 ‘다시 시도하고 다시 기다리는 믿음’을 내가 가지고 있는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무엇이 나를 붙잡아주는가?
  3.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감람나무 잎사귀’ 같은 회복의 작은 징조는 무엇이었는가? 그 싸인을 내가 제대로 보고 감사했던 적이 있었는가?
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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