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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가인의 향한 하나님의 징계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의 두려움과 은혜

본문: 창세기 4장 8절~15절

2025.3.27. 소토교회 아침기도회 설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새벽, 우리는 참으로 묵직한 말씀 앞에 서 있습니다.
창세기 4장,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 이 본문은 단순한 형제 간의 갈등을 넘어서, 우리의 죄성과 하나님의 공의, 그리고 그 안에 감춰진 자비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가인은 아벨을 죽였습니다.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찬 마음이 결국 행동으로 터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는 받으시고, 자신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다는 이유로, 그는 마음에 상처를 품었고, 그것이 미움으로 자라 결국 살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인의 마음과 행동,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동생에게 부모의 관심이 쏠릴 때,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생각하며 상처받는 것처럼, 가인도 아벨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을 보며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으시는구나’라고 느꼈을 수 있습니다. 그 깊은 결핍감이 결국 죄를 선택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미 가인에게 경고하셨습니다. “죄가 문에 엎드려 있으나 너는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하나님은 단호히 말씀하셨지만, 동시에 기회를 주셨습니다. 가인은 그 기회를 저버렸습니다. 그리고 아벨을 죽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이 가인에게 묻습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이 질문, 참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모르셔서 물으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미 아벨의 피가 땅에서 부르짖고 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인에게 물으신 이유는 그가 자백하고, 회개하고, 돌이키기를 기다리신 겁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죄인에게 직접 물으십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입으로 진실을 말해야 그 죄가 치유되고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 이건 단순한 거짓말이 아닙니다. 파렴치한 책임 회피요, 하나님을 향한 반항이요, 무감각한 영혼의 상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네 아우의 피 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여러분, 이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하나님 앞에 가인의 죄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만큼 명백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에게 심판을 내리십니다. 땅은 너에게 소산을 내지 않을 것이다. 너는 땅 위를 유리하는 자가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인은 회개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기 죄를 슬퍼한 것이 아니라 벌이 무거운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내 죄벌이 너무 무거워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은 회개가 아니라 두려움입니다. 정의가 실행될 때, 내가 어떻게 될지를 걱정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가인은 정말 뻔뻔하게도 하나님께 자신이 죽지 않도록 보호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자신은 죄없는 동생을 죽여놓고, 자신이 죽는 것은 두려워하며, 하나님께 보호해 달라고 하니 이런 철면피가 또 없습니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인의 이런 뻔뻔한 요구를 들어주십니다. 그래서 가인에게 표를 주셔서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죽임을 면하게 해주십니다. 지옥에 떨어뜨려도 부족한 죄인에게 하나님은 면죄부를 주신 것입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속에서 의문이 치밀어 오릅니다. “하나님, 이대로 끝입니까? 아벨은 죽고, 가인은 살아남습니까? 이게 하나님의 정의입니까?” 성도 여러분, 우리 마음속에도 이런 질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받았을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 더 무겁고 확실한 벌이 내려지기를 바랍니다. ‘내가 받은 고통의 배 이상은 갚아야 공평하다’고 느끼죠. 그런데 하나님은 가인을 보호하십니다. “그를 죽이는 자는 일곱 배의 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표(mark)를 주셔서 죽지 않도록 지켜주시는 겁니다.

이걸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드십니까? 혹시, “하나님께 복수를 맡기라고 하셨지만…하나님은 너무 온유하신 거 아닌가요?” “난 이대로는 못 참겠어요” 이런 마음 드신 적 없으십니까? 하지만 여러분 복수를 하나님께 맡긴다는 건 단순히 하나님이 ‘내 대신 더 센 벌을 내려주신다’는 게 아닙니다. 복수를 맡긴다는 건 내 마음의 고통과 분노를 하나님 손에 올려드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판단하시도록 내려놓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완전한 정의를 실현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분노는 종종 파괴를 낳지만 하나님의 심판은 언제나 회복의 기회를 남겨두십니다.

성도 여러분, 아벨의 피는 땅에서 울부짖었지만 히브리서 12장 24절은 말합니다. “예수의 피는 아벨의 피보다 더 나은 것을 말하느니라.” 예수님의 피는 복수가 아니라 용서를,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말합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은 그분의 정의와 자비를 동시에 완성하셨습니다. 그 십자가를 바라볼 때에만 우리는 진짜 복수를 내려놓고, 하나님께 맡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용서 받은 자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 새벽, 우리 마음에 묻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억울함을 모르실까? 나보다 더 정확히, 더 거룩하게 심판하지 않으실까? 가인을 살려주신 하나님이, 아벨의 고통을 잊으셨을까? 아닙니다. 하나님은 아벨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눈물과 상처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의의 완성을 하나님께 맡기고, 용서의 능력을 주님께 구하며, 내 안의 복수심을 주님의 십자가 앞에 내려놓는 것입니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하나님께서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은 마음이 들 때 어떤 반응을 합니까?
  2. 내 안에 있는 ‘가인 같은 마음’을 주님 앞에 정직하게 내려놓아본 적이 있습니까?
  3. 나의 복수를 하나님께 맡길 수 있습니까?

 

 

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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