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니즘과 유대교를 혼합하여 형성된 대표적인 이단사상으로 주후 150년경까지 큰 추종세력을 형성하였던 대표적인 이단사상이다. 주후 144년 이단으로 정죄를 받았다.
영지주의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창조교리를 변조시킨 초대교회 시절의 종교 철학운동이었다. ‘지식’을 지나치게 숭상한 나머지, 실재에 대해서 이원론으로 치달았다. 영혼과 물질, 정신과 육체, 선과 악, 구약과 신약, 이스라엘과 교회, 하나님과 예수님, 율법과 복음, 심판과 칭의 등의 대립과 대결 속에서 만물이 형성되어 나간다는 것이다.
말시온은 크레도(Credo)라는 시리아의 영지주의자에게서 이런 이원론을 배웠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을 ‘영적인 권능’ 정도로 이해하였고, 물질 세계의 근원자가 될 수 없다고 격하시켰다.
성경과는 정반대로 물질 세계란 전혀 별개의 근원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별개의 근원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펴서 창조론을 거부하였다. 물론 성경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하나님 자신과는 완전하게 별도의 세계에 위치하고 있다. 하나님은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셨으며 영원히 창조주이시다. 그리고 세상은 그의 피조물이다. 이러한 구분을 영지주의자들은 부인하였다. 이들은 이 세상을 의미있는 곳으로 볼 수 없었다. 따라서 육체를 죄악시하고 엄격한 금욕주의에서 신앙생활의 이상을 발견하였다.
말시온의 신론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란 높이 존경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하였다. 말시온이 생각하고 있던 것은 우주란 쇠사슬과 같은 영적인 연결을 이루고 있는데, 아브라함이 믿은 하나님이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 데미우르게(Demiurge)라는 것이다. 헬라의 신화 속에 나오는 대부분의 신들은 반은 신이고 반은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듯이, 일종의 그런 신이라고 본 것이다.
이 세상이 원죄로 인해 타락하게 된 것은 하나님이 소외되었다고 생각했다. 말시온은 구약의 하나님(야훼 Yahweh)은 이때부터 화를 잘 내고, 용서할 줄 모르고, 엄격한 정의만을 고집하는 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성경의 하나님을 헬라의 신화 속에 나오는 신으로 곡해한 것이다.
말시온은 더 나아가서, 이 세상의 창조자는 참된 하나님으로부터도 소외당했고 영적인 사람들로부터도 소외당했으며 이로 인해서 실수도 곧 잘하고, 금방 후회도 잘 하는 거친 신이 되고 말았다고 설명하였다. 이 신이 인간의 불행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구약성경에 나오는 신이라고 보았다.
말시온은 예수 그리스도는 메시야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구약성경의 하나님이 진노하니까, 우리를 구하기 위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참된 신’이 인간을 구하기 위해 오셨다는 것이다. 말시온의 극단적인 이원론은 여기서 잘 드러난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의 예언을 성취하러 오셨고, 신구약은 서로 내적인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진리를 오해하였다. 예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랑의 하나님’으로부터 온 분이라고 하면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자신의 율법을 없애고 인간을 구원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말시온은 자신의 생애에 금욕주의적으로 살아가면 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말시온의 눈에는 메시야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예수가 세웠던 신약시대의 교회들도 세계 역사의 일부가 아니다고 주장하였다. 세대주의의 창시자인 다비(J..N.Darby, 1800~1882)가 약 1천 8백년 뒤에 이 사상을 받아들여서 교회는 역사의 일부가 아니요, 괄호 속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말시온은 성부와 성자와의 관계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였다. 성자의 고난과 죽음이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갖는 것인지 바르게 알지 못하고 있다. 말시온은 성자를 ‘구원의 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절대로 죽거나 고난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의 후계자들은 성자는 성부의 다른 형태로 이해하여 양태론에 빠지고 말았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주장하는 교리의 일부가 여기서 발견되고 있다.
또한 말시온과 영지주의자들의 잘못된 출발점은 근본적으로 이원론에서 나왔다. 하나님을 구약의 야훼의 신과 ‘신약의 알려지지 않는 신’이 예수를 통해 나타났다는 대립으로 곡해한 것이다.
*이 글은 합동신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김재성 교수님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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