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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가 공산주의를 찬양 지원한다는 허구맹랑한 주장에 대해

본교단이 사이비성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다락방 소속의 교회 교인들이 조직한 ‘국민의 소리’는 ‘WCC 총회를 통해 나타난 결의와 정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통해 WCC가 공산주의를 지지하고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려고 하며, 게릴라 단체를 지원했다는 등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 단체는 이 같은 내용들이 WCC가 지난 9차례 총회에서 발표한 각종 문서에 소개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어 WCC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는 이들에게 마치 ‘WCC가 공산주의의 앞잡이’인 것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도록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공산주의는 가난과 불완전으로부터의 구원의 수단’은 완전한 날조>

먼저 이들의 주장을 살펴보자. 이들은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열린 WCC 1차 총회에서 “제3분과 제4항 ‘공산주의는 가난과 불완전으로부터의 구원의 수단'”이라고 표기해 마치 이같은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

실제로 WCC 1차 총회의 제3분과인 ‘교회와 사회의 무질서’ 중 4항인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자본주의자의 수혜자인 기독교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그 자본주의적 기득권으로부터 배제되어 있음을 알고 있으며, 또 공산주의를 가난과 불안전으로부터의 구원수단이라고 보고 있는 세상임을 직시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1948년 당시에 전 세계 여러 국가들 중 공산주의를 가난과 불안전으로부터의 구원수단으로 보고 있는 세상도 있다는 것이지 WCC의 이념이 이렇다는 표현이 아니다.

세계교회협의회 역대총회 종합보고서를 펴낸 장신대 이형기 은퇴교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했다. 이 교수는 “그 부분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일반적인 현실에 대한 설명일 뿐이고, 공산주의가 가난과 불안전으로부터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는 나라들도 있다는 의미이지 , WCC가 공산주의를 그렇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영어 원문을 보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 진다. 원문에는 “Christians who are beneficiaries of capitalism should try to see the world as it appears to many who know themselves excluded from its privileges and who see in communism a means of deliverance from poverty and insecurity.”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풀어보면 ‘자본주의의 수혜자인 기독교인들'(Christians who are beneficiaries of capitalism)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주어이고, 뒤이어 그 기독교인들이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세상에는 ‘스스로 특권에서 배제된 줄 알고 있는 많은 이들’과 ‘공산주의를 가난과 불안정으로 부터 구원해 줄 방편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다.

반WCC 단체들의 터무니 없는 주장들 중 미국 에반스톤에서 열린 WCC 2차 총회와 스웨덴 웁살라에서 열린 4차 총회 시 “세상의 모든 악을 퇴치시키기 위한 사회주의 건설이 WCC의 지상목표”라고 선언했다는 부분과 “공산혁명 과업을 교회가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은 총회 선언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특별히 문서를 들춰보지 않더라도 첨예한 냉전시대이던 1954년과 1968년 미국 일리노이주 에반스톤과 스웨덴 웁살라 한 복판에서 열린 WCC 총회에 모인 전 세계 기독교 대표들이 공산주의를 찬양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과 맞지 않는다.

<공산 게릴라를 지원했다?>

1998년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열린 WCC 8차 총회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했던 발표를 인용해 “WCC가 게릴라 단체를 지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의 생트집 수준이다. 반WCC 단체들의 주장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다. 이들은 당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WCC가 지난 30년 동안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남부 아프리카의 여러 해방운동단체(공산게릴라)를 지원해 온 것에 대하여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고 이것이 WCC의 입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1998년 12월 13일 총회장에서 했던 실제 연설 내용은 “When, thirty years ago, you initiated the programme to Combat Racism(PCR) and the Special Fund to support liberation movements, you showed that yours was not merely the charitable support of distant benefactors, but a joint struggle for shared aspirations”로, “30년 전 WCC가 인종차별정책 반대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인종차별) 해방운동에 특별 자금을 지원했을 때, WCC는 한낱 멀리 떨어진 지원단체가 하는 자선 지원의 수준이 아니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인종차별 종식에 대한) 열망을 공유했다”는 뜻이다. 만델라 대통령의 발언 어디에서도 공산 게릴라 단체를 지원해 줘서 고맙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다.

결국 WCC가 공산 게릴라 단체를 지원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WCC가 지원했던 전 세계의 단체들을 무작정 공산주의 단체라고 규정한 뒤 ‘WCC^공산주의’라는 거짓 등식을 창조해 비난을 해 온 셈이다.

‘세계교회협의회를 향한 비판의 근거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반WCC 단체들의 허구성을 밝힌 정병준 교수(서울장신대)는 인종차별정책 반대 프로그램(PCR)이 조직된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1960년 남아공의 샤프빌에서 경찰의 발포로 시위 중이던 흑인 69명이 죽는 일이 벌어졌다. 1968년 4차 WCC 웁살라 총회의 개막 연설자로 내정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총회 개막 4개월 전 암살된다. 이런 배경에서 웁살라 총회는 ‘인종차별정책 반대 프로그램'(PCR)의 운영을 결정했다.”

이처럼 시대적인 요청에 응답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PCR이 왜 반대론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을까. 남아공의 백인정부는 인종차별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반대조직을 테러지원 단체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당시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했던 전 세계의 수 많은 교단과 단체들이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지원했다. 이중에는 루터교 세계연맹과 영국교회협의회, 미국교회협의회, 미국연합장로교회 등이 포함되었으며, 당시 서독과 네덜란드,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WCC만 유독 인종차별정책을 반대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정병준 교수는 논문에서 “남아공 정부가 ICCC(칼 매킨타이어가 설립한 반WCC 단체)의 칼 매킨타이어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WCC를 비난하도록 했다”면서, “실제로 1975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WCC 5차 총회가 열렸을 때 매킨타이어는 지지자들과 함께 나이로비로 와 WCC를 사탄으로 몰아붙이고 아프리카 해방운동을 공산주의로 비난했으며, 심지어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을 옹호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논문에는 또, 케냐 나이로비 총회 때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던 샘 코비아 목사(WCC 6대 사무총장 역임)의 증언도 기록됐다. 샘 코비아 목사는 “당시 WCC는 인종차별 정책의 철폐를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운동으로 규정하고, 이를 철폐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아공흑인교회들을 지원했는데, 이러한 교회들에 대한 지원을 남아공 백인 인종차별정부가 매도했다. 바로 WCC가 아프리카민족전선(ANC)의 무기구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흑색선전을 한 것이다.

이는 남아공 정부로부터 재정을 지원받았던 ICCC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WCC가 교회의 헌금으로 무기구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아주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며, WCC 총회를 방해하기 위해 케냐로 모였는데 결국 정부로 부터 추방을 당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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