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다신교 사회였습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전부 자기네 신으로 차용했고, 다른 나라를 점령하면 그 나라 신도 자기네 신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또 황제가 죽으면 신으로 추앙했습니다.
죽어서도 로마를 위해서 힘써달라는 뜻입니다.
로마에서 섬겼던 이런 신, 저런 신을 다 모으면 30만이나 됩니다.
신이 많다는 얘기는 전능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신마다 전문 영역이 따로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어부는 용왕을 찾고 심마니는 산신령을 찾고 며느리가 잉태를 못하면 삼신할미를 찾는 것이 그런 예입니다.
비리프라카라는 여신이 있습니다.
부부싸움을 중재하는 여신입니다.
신전에는 신상만 있을 뿐, 제사장도 없습니다.
부부싸움을 해서 찾아간 부부뿐입니다.
비리프라카 여신 앞에서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한 번에 한 사람씩만 얘기하는 것입니다.
남편 얘기를 아내가 가로막지 못하고, 아내 얘기를 남편이 가로막지 못합니다.
어느 한 쪽이 얘기를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다른 쪽은 잠자코 듣기만 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상대방 마음을 헤아리게 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담긴 내용은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섬기는 신은 수호신에 불과합니다.
인간이 하는 일을 옆에서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모든 결정은 인간이 내립니다.
하나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사화복을 직접 말씀하십니다.
뭐가 복이고 뭐가 화인지, 뭐가 선이고 뭐가 악인지를 하나님이 정하십니다.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의 기준이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말씀대로 살면 사탄은 그만큼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것 외에 사탄을 꺾을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이 얘기는 참 무서운 얘기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말씀을 준행하지 않을 때마다 사탄한테 동조하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에 권면하기를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라고 했습니다.
성령을 따라 행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성립합니다.
성령을 따라 행하지 않으면 그때마다 육체의 욕심을 이루게 됩니다.
‘내가 비록 성령을 따라 행하지는 않지만 육체의 욕심을 이루는 것도 아니니 이만하면 괜찮다.’라는 얘기는 어불성설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하나님 말씀보다 세상 풍조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을 신자가 앓고 있는 큰 병입니다.
그런 병을 앓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앙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울처럼 하나님을 위해서 평생을 바친 것은 아니지만 가룟 유다처럼 예수님을 배신하지는 않았으니 그 정도로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성령을 따라 행하지 않으면 성령을 따라 행하지 않은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육체의 욕심을 이루게 되는 것을 모릅니다.
by 강학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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